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해 발표한 중국 부자 순위가 흥미롭습니다. 1위인 왕젠린을 제외한 상위권 다수가 쇼핑, 게임, 검색 등 인터넷 기반 사업에서 부를 축적한 인물들입니다.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부호 순위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이죠. 대다수가 자수성가한 인물들입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으로 부를 축적한 재벌 2세, 3세들이 상위권에 오르는 한국과는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TOP 5에 오른 인물들을 간단하게 소개해봅니다.
왕젠린 - $33B (38.6조원)
왕젠린은 '부동산 대왕'으로 불릴만큼 부동산 사업으로 성공한 입지전적 인물입니다. 그가 1988년 창업한 다롄 완다그룹은 수백개의 호텔, 백화점, 영화관, 쇼핑몰, 관광도시 등을 보유한 중국 최대의 부동산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2012년 미국 최대 극장 체인 AMC를 인수한 것은 왕젠린과 완다기업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됩니다. 이후 대규모 영화 제작 스튜디오 건설, 스포츠나 게임 관련 해외 기업 등을 인수하며 거대 글로벌 레저기업이라는 방향성으로 그 규모를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미국에 빌 게이츠가 있다면 중국에는 왕젠린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왕젠린은 자선가로 유명합니다. 또한 다롄 완다그룹의 직원 복지와 급여 수준은 중국 최고로 꼽힌다고 합니다. 그는 인민해방군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임해설원)에 감명을 받아 16세부터 15년 6개월 동안 군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일화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마윈 - $28.2B (33.1조원)
마윈은 중국 온라인 커머스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알리바바(ALibaba)의 창업자입니다.
2000년 18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알리바바는 현재 25,000명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연간 거래액이 중국 GDP의 2%에 육박합니다. 매일 1억명이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알리바바에 접속한다고 합니다.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인 지난 광군제(11월 11일) 일간 거래액이 20조원이었다니, 그 규모가 실로 엄청나지요.
마윈은 중국인 최초의 포브스 표지모델이기도 하죠. 마윈은 거듭된 실패와 좌절에도, 불굴의 도전으로 성공한 사람입니다. 소위 흑수저 출신에 뛰어난 스펙도 아니고, 못생긴 외모로 취업조차 쉽지 않았던 일개 영어강사가 세계적인 부호가 되었다는 그의 성공 스토리는 미래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큰 감명과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마화텅 - $24.5B (28.6조원)
마화텅은 중국판 카카오톡이라고 할 수 있는 위챗과 국민 메신저 QQ를 서비스 하고 있는 텐센트의 창업자입니다. 텐센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라이엇게임즈, 클래시 오브 클랜(COC)의 슈퍼셀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게임업계의 거두이기도 합니다. 전세계 게임매출의 약 15% 가량을 텐센트가 점유하고 있다고 하죠.
텐센트는 막강한 자금력으로 한국에서도 큰 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텐센트는 한국의 모바일 대표 기업 카카오의 지분 약 10%, 넷마블게임즈의 지분 약 30%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마화텅은 대학시절 별명이 ‘해커’였을 정도로 컴퓨터 분야에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인물입니다. 그는 스스로를 ‘전형적인 엔지니어’ ‘책상물림’으로 표현합니다. 심지어 명함에도 CEO라고 표시하지 않거나, 어떤 명함에는 엔지니어로 표기한다고 합니다.
리옌홍 - $18.5B (21.6조원)
리예훙은 중국판 구글이라 할 수 있는 검색엔진 바이두의 개발자이자 창업자입니다.
바이두는 중국 검색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바이두이샤’가 ‘검색한다’라는 의미로 통할 정도입니다. ‘애타게 찾다’라는 뜻의 바이두(百度)는 리옌홍이 직접 지은 이름입니다. 중국 송나라 시대 시구인 '인파 속에서 그녀를 수천, 수백번 찾았다(众里寻她千百度)'에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또한
바이두의 상징 곰발바닥은 ‘어디에서든 흔적을 남긴다’는 의미가 있다고 하네요. 첨단 기술의 한복판에서 작은 낭만들이 느껴집니다.
한 가지 일에 미쳐야 남들이 해내지 못한 것을 할 수 있다'. 리옌홍이 2008년 베이징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한 말입니다. 실제로 바이두는 트렌드를 쫒거나,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에 매우 보수적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리옌홍의 집중력과 뚝심을 바이두의 성공 비결로 평가합니다.
딩레이 - $15.2B (17.8조원)
딩레이가 1997년 창업한 넷이즈는 중국 최초로 포털 및 이메일 서비스를 시작한 회사입니다. 넷이즈는 중국어로 왕이(网易), 번역하자면 '인터넷을 쉽게!'라는 뜻입니다. 넷이즈의 163.com은 세계에서 15번째로 방문객이 많은 사이트라고 합니다. 중국인들 대부분이 163 메일 계정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네요. 한국의 다음 한메일에 비견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종합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지만 현재 넷이즈 매출의 80%는 게임에서 창출되고 있습니다. 와우와 오버워치 등 블리자드 모든 게임의 중국 판권을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큰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 게임시장에서 텐센트를 위협하는 유일한 회사가 바로 넷이즈입니다.
딩레이는 IT 사업을 넘어 양돈과 포도주, 도자기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아직 큰 성과를 내고 있지는 못하지만 첨단 기술과 전통 아이템을 융합하는 창의적인 도전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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