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감동과 전율의 연설 모음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탄핵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일명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대해 중단 압박을 받았다고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청문회에서 증언한거죠. 여론의 흐름도 트럼프의 편이 아닌 듯 합니다. 지지율이 30% 초반대로 떨어졌고, 40%에 가까운 사람들이 그가 임기를 못 채울 것이라 예상했다는 조사가 발표되기도 했죠. 임기 말 지지도가 50%에 육박했던 전임 대통령 오바마와 극명하게 비교되는 모습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오바마를 배워야 합니다. 오바마가 가진 뛰어난 소통 능력과 인간적인 매력은 정치적 입장을 떠나 정치인으로서 가져야할 덕목입니다. 독선적인 태도와 갈등을 부추기는 이분법적인 독설은 그의 정치적 파산을 재촉할 뿐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달변가이고, 뛰어난 연설가입니다. 오바마 돌풍을 일으키고,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도 연설 능력의 힘이 컸습니다. Yes, we can!이라고 외치는 그를 통해 사람들은 위로를 받았고, 희망을 보았으며,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봐도 감동과 전율이 느껴지는 오바마의 연설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전당대회 기조 연설 (2004년 7월 27일)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출정식에서 있었던 지지 연설입니다. 이 연설은 무명이나 다름 없었던 오바마를 일약 민주당의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하게 만듭니다. 당시 TIME은 '넉아웃(knockout. 뿅가는) 연설'이라고 극찬합니다. 그의 파란만장한 출신과 인생여정이 대변해주는 아메리카 드림에 대한 확신과 '미국은 모두 하나'라는 그의 메세지에 사람들은 크게 환호했습니다. 이 연설의 내용을 안철수가 국민의당 후보 수락 연설에서 차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진보의 미국, 보수의 미국, 흑인의 미국, 백인의 미국, 라틴의 미국, 아시안 미국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미국이 있을 뿐입니다.”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 (2008년 8월 2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민주당 전당대회가 있었던 당일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연설 45주년(1963년 8월 28일)이었습니다.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이었던 킹 목사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도전하는 오바마가 오버랩되는 순간이었죠. 정치 평론가들은 당일의 연설을 '케네디 이후 가장 훌륭한 정치 스피치'였다고 극찬했습니다. 실제로 대선 기간 중 정치적 지향과 연설 스타일 등이 케네디와 비슷하다는 의미에서 오바마는 '검은 케네디'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킹 목사는 꿈이 있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오바마를 통해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_ 오프라 윈프리의 지지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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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 연설 (2009년 1월 20일)

오바마의 당선은 그 자체가 감동이었고, 미국과 세계의 역사를 다시 쓰는 일이었습니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사는 18분 정도로 짧게 진행되었지만, 역대 어느 취임사보다 깊은 울림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취임사는 연설 담당 비서인 존 파브로와 오바마가 2달여 동안 고심끝에 작성했다고 합니다. 열정 넘치는 기존 그의 연설 스타일과 다르게 진지하고 차분하게 미국의 현실과 과제를 짚고, 설득력 있게 국정방향을 제시하여 안정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미국이 모든 것이 가능한 국가라는 것, 민주주의의 위력에 대해 의심이 있다면... 오늘 밤이 바로 대답이 될 것입니다.” _ 2008년 11월 4일 대선 승리 수락 연설

 

 

51초 침묵 연설 (2011년 1월 8일)

애리조나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의 추모식 연설에서 총탄에 회생된 소녀를 언급하던 중 오바마는 갑자기 연설을 중단합니다. 51초 동안 입을 앙다물고 심호흡을 하며 감정을 추스릅니다. 이 짧은 침묵의 시간은 실의에 젖은 피해자 및 국민과의 소통이자,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준 위로였다고 평가받습니다. 특히, ‘오바마의 저격수’로 유명한 폭스 뉴스의 글렌 벡이 "그가 했던 연설 가운데 아마도 최고"로 극찬하기도 했었죠.

 

"나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크리스티나가 상상한 것과 같이 좋았으면 한다. 우리 모두 아이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분노 통역사 (2015년 4월 25일)

백악관 출입 기자단 연례 만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합니다. 자신이 연설을 하면 소위 '분노 통역사'가 옆에서 과장된 몸짓과 적나라한 표현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해주는 방식의 퍼포먼스였습니다. 오바마가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과 같은 전통은 정말 중요하다"고 말하면, 분노 통역사가 "이런 저녁 만찬은 왜 하는거야? 내가 왜 참석해야 하지?"라고 불평하는 식인거죠. 웃음을 참고 진지하게 연기하는 오바마의 모습은 청중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여기에 환경문제 등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죠. 리더와 연설에 있어 유머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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