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 업계에는 유독 자신의 연봉을 1달러로 책정한 CEO들이 많습니다. 금융 파탄의 위기에서도 천문학적인 연봉과 인센티브를 챙겼던 월가의 임원들과 대비되는 모습이죠.
과연 그들이 숭고한 희생정신의 소유자이거나, 돈에 대한 욕망이 없기 때문에 그런걸까요?
기술 전문 매거진 와이어드는 주주들에게 기업 가치를 올려 승부를 보겠다는 CEO의 의지와 자신감을 피력하는 퍼포먼스의 일종이라고 평가합니다.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희생한다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보내는 것이기도 하겠죠.
한편, 그들은 대부분 회사의 창업자이고 상당수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이기도 합니다. 연봉보다는 회사의 성장과 실적을 통해 지분 가치를 높이는 것이 훨씬 남는 장사일겁니다. 그리고 연봉 1달러의 이면에는 두둑한 성과급과 판공비 등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동안 1달러 연봉을 받아 화제를 모았던 CEO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스티브 잡스 (애플)
1달러 연봉의 상징이자 유행을 선도한 인물입니다. 1997년 애플 복귀 이후 잡스는 경이로운 일들을 해냅니다.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과가 아닌 세상을 바꾸는 혁신들이었죠.
그런 와중에 잡스는 14년 동안 1달러 연봉을 고수했습니다. 그러나 잡스의 1달러는 상징적인 것입니다. 그에게는 상당한 애플 주식과 별도의 보너스들이 충분히 지급되었습니다.
제리양 (야후)
1994년 데이비드 필로와 함께 야후를 공동 창업한 제리양 역시 상당 기간 연봉 1달러를 받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인터넷 초창기 야후는 인터넷을 상징하는 이름과도 같았죠. 야후가 대박이 나면서 억만장자가 된 제리 양에게 연봉은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구글)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2004년 구글의 기업공개 이후 연봉 1달러를 받고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각각 15만 달러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페이지와 브린은 현재 포브스 기준 세계 부자 순위 12위, 13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맥 휘트먼 (휴렛 패커드)
2011년 위기에 처한 HP에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베이 신화의 주인공 멕 휘트먼의 연봉도 1달러입니다. 막대한 재산을 가진 그녀 역시 돈이 아쉽지는 않습니다.
맥 휘트먼은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고배를 마셔야 했습니다. 당시 휘트먼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선거 자금을 사용했습니다. 힐러리에 필적하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 1순위로 언급되던 휘트먼이 HP 부활과 함께 재기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역시 기업 공개 이후부터 1달러 연봉을 받고 있습니다. 20대에 이미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된 그에게도 연봉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흥미롭게도 테러집단의 SNS 활용을 막기 위해 애쓰는 그에 대한 테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페이스북은 50억 가량의 경호 비용을 쓰고 있다고 하네요.
엘론 머스크 (테슬라 모터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실존 모델인 엘론 머스크가 테슬라 모터스에서 받는 연봉도 1달러입니다. 1달러와 관련해 그는 재밌는 일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페이팔을 창업하기 전 실패를 미리 경험해보기 위해 이른바 1달러 프로젝트를 했다고 합니다. 30달러어치의 핫도그와 오렌지로 한달을 버티며 그가 내린 결론은 '나쁘지 않다'였고, '한달에 30불은 벌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바로 창업했다고 하네요.
실리폰밸리의 CEO는 아니지만 1달러 연봉으로 이슈가 된 인물 2명을 더 소개합니다.
리 아이아코카 (크라이슬러)
연봉 1달러 퍼포먼스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1978년 부도 직전 크라이슬러에 부임한 아이아코카는 자신의 연봉을 1달러로 책정합니다. 인원 감축과 계열사 정리 등 희생을 요구하는 구조조정을 집행함에 있어 명분을 마련한 것이죠. 이후 크라이슬러는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아이아코카는 경영의 귀재라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선거 기간 중 대통령이 되면 연봉을 받지 않을 것이라 선언한 바 있습니다. 당선 후 인터뷰에서는 1달러만 받겠다고 했다는군요. 미국 대통령 연봉은 약 4억 5천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거부인 도널드 트럼프에게는 별로 의미없는 돈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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