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공중전의 주역들 1편

1차 세계대전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하던 항공 전력은 1930년대가 되자 전쟁의 향방을 가르는 결정적인 전력으로 부상했습니다. 개전 초기만 해도 조악한 복엽기와 미미한 화력의 항공기들이 주력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술의 진보를 발판으로 더 빠르고, 오래 날며, 격추하기 힘들고, 강력한 무기를 탑재한 폭격기와 전투기들이 속속 등장했습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말이죠.

다음은 2차 세계대전의 주요 폭격기 및 전투기들입니다.

보잉 B-29 슈퍼포트리스

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전선에서 일본 본토 폭격에 주로 투입된 폭격기입니다. 1944년 초부터 일본이 항복할때까지 수백회에 걸쳐 일본 본토를 맹폭격한 승리의 일등공신이었죠.

특히,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할 당시 사용된 역사적인 폭격기이기도 합니다. 이는 핵폭탄 투하가 가능한 전략 폭격기의 등장이라는 군사 전략상의 일대 사건이었고, 이런 이유로 B-29를 최초의 전략 폭격기로 칭합니다.

무게가 10톤으로 당시 미국 육군 항공대의 주력 폭격기였던 B-17 플라잉 포트리스의 2배에 달합니다. 당대 최고 기술을 총망라한 B-29 개발에는 맨하튼 계획(원자폭탄 개발 계획)보다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메서슈미트 Bf 109

나치 독일이 2차 세계대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고, 주력으로 운용했던 독일 공군의 상징과도 같은 전투기입니다. 2차 세계대전 중 약 35,000대 정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제작사는 바이에른 항공사입니다. 바이에른 항공사는 BMW의 모체가 되는 회사입니다. 개발을 주도하고 추후 BF를 인수하게 되는 엔지니어 빌리 메서슈미트 박사의 이름이 그대로 항공기명으로 사용되었습니다.

1937년 스페인 내전에 첫 실전 투입된 이후 전쟁 후반까지 압도적인 성능으로 제공권을 장악한 전투기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전쟁 후반기 영국의 스피트파이어를 비롯한 연합군의 신예기들에 밀렸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성능보다는 수적 우세가 주요한 이유였다고 합니다.

미츠비시 제로센

미쓰비시 중공업이 생산했고, 1940년부터 전쟁 말기까지 사용된 일본 해군의 주력 전투기입니다. 정식 명칭은 0식함상전투기입니다. 여기서 0은 도입 당시인 일본 건국 2600년(서기 1940년)의 마지막 숫자를 의미합니다. 일본에서는 줄여서 제로센(零戦), 연합군에게는 제로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합니다.

엔진 기술의 열세 속에서 기동성을 비약적으로 높이기 위해 조종석의 장갑판과 연료탱크 봉합 장치 등을 제거하는 식으로 안전성을 희생시켜 경량화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태평양 전쟁 초반 중일전쟁을 경험한 베테랑 파일럿들이 조종하는 제로센의 위력은 연합군을 압도했습니다.

그러나 약한 기체강도와 방어설비 부재로 쉽게 격추되거나 화재에 취약했고, 조종사 사상율이 높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치명적인 결함이 노출되고 미군의 대응능력이 갖춰진 1942년 이후 제로센은 급격히 위력을 잃게됩니다.

전쟁 말기 제로센은 가미카제 작전을 상징하는 전투기로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합니다. 가미카제에 나선 제로젠 조종사를 다룬 소설 영원의 제로(2006년 출간)가 500만부 이상 팔리고, 2013년 동명의 영화가 제작되어 일본 내에 제로센 붐이 일어난 바 있습니다.

노스 아메리칸 B-25 미첼

노스 아메리칸 항공이 개발한 미국의 쌍발 중형 폭격기입니다. 2차 세계대전 중 유럽과 태평양 전선 전역에서 모두 사용되었습니다.

애칭인 미첼은 미국 공군의 아버지로 불리는 윌리엄 미첼 준장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미국 군용기 중 개인의 이름이 애칭으로서 사용된 것은 B-25 미첼뿐이라고 합니다.

태평양 전쟁 중 미국의 첫 일본 본토 공습인 둘리틀 작전에 출전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둘리틀 공습은 영화 진주만에서 묘사되기도 했었죠.

1945년 항로 이탈로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충돌한 사고로 큰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2차 세계대전 공중전의 주역들 2편